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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식구 사는이야기

🌱 매년 4월, 마을이 깨어나는 날 (보매기작업)

안녕하세요 산들바람농장입니다.

 

보매기 했다~”
어르신들께서 그렇게 말씀하시죠.

보매기 작업이라고 불리는 메인수로청소작업을 하였습니다.

 

어제는 마을 메인 수로 청소를 했어요.
논에 물을 대는 중요한 통로인데 (아주 옛날에는 흙으로 되어있었는데

요즘은 콘크리트 u형관이 깔려있어요)

매년 봄이면 마을 사람들이 함께 나와서 낙엽과 풀, 잡목들을 정리하죠.

수로 주변에는 잡목, 풀들이 많아서 물의 흐름을 방해합니다

 

삽과 낫을 들고 3킬로 가까운 수로를 따라 움직이다 보면 땀이 송골송골 맺히지만,
이날만큼은 참 기분이 좋아요.

왜냐면 이 작업이 끝나야 비로소 진짜 농사가 시작되거든요.
농촌에서는 봄을 알리는 방식도, 계절을 준비하는 손길도 참 다정하답니다.


🌸 “우리도 저랬지”라며 웃으시던 어르신들

올해도 마을 어르신들이 모두 나와 함께해주셨어요.
(마을 수로를 이용해서 논이나 밭에 물을 대시는 분들이 함께합니다)


평균 연세가 70세가 훌쩍 넘은 분들인데도, 여전히 일손은 빠르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론 든든했지만, 또 한편으론 걱정도 되었어요.

 

몇 년 후엔 이거 나 혼자 해야 되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이 자꾸 스치더라고요.
예전엔 당연했던 풍경이 이제는 점점 귀해지는 순간이 되었으니까요.


🌿 그런데, 이런 걱정이 꼭 나쁜 건 아니에요

이렇게 함께했던 시간들이
결국엔 지켜야 할 것, 이어가야 할 것이 뭔지를 알려주는 것 같거든요.

 

농사를 짓는다는 건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게 아니라
이 땅에 흐르는 시간과 삶을 돌보는 일이라는 걸,
보매기하면서 다시 한 번 느꼈어요.

 

그 덕분일까요?
농사에 대한 마음가짐도 매해 조금씩 달라지고,
특히 블루베리 농사를 대하는 마음은 더 깊어졌답니다.


🫐 블루베리 농사도, 마을의 봄과 함께 시작돼요

이제 수로 청소도 끝났겠다,
본격적으로 블루베리 농장 준비를 시작해야죠!

보매기 끝난 다음 날은 늘 농장에 혼자 올라가서 밭을 한번 둘러보는 게 습관이에요.
겨우내 어떻게 지냈나, 가지치기는 잘됐나, 작년보다 싹이 빨리 나오나…
이런 걸 보면, 제 마음도 살짝 들뜨거든요.

농장에는 지금 블루베리 꽃봉오리들이 몽글몽글 맺혀있어요.
올해는 유난히 가지도 튼튼하고, 꽃도 예쁘게 올라오는 걸 보니
기대감이 마구 올라갑니다. 😊

점적호스가 지나는 라인을 따라서 제초매트가 삭아서 교체해야합니다

블루베리 전지작업은 지난주 마무리되었고 이제 제초매트교체와 점적호스 교체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하루만에 뚝딱 끝낼수 있는 작업은 아니여서 시간을 두고 꾸준하게 할예정이라서
언제끝날지는 모르겠네요

우선 점적호스는 이틀전에 구매해서 오늘 화물로 도착예정인데

작업에 들어가는 자재값도 후덜덜해서 통장잔고가..... ㅜㅜ

 


😊 농사는 늘 반복되지만, 매해 느낌은 달라요

혹시 블루베리 농사에 관심 있거나,
자연과 함께하는 농촌의 삶이 궁금하시다면
저처럼 이렇게 사계절 따라가는 농장의 이야기를 가끔씩 들여다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건 정보라기보단 풍경이니까요.
그냥 편하게 읽고,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면 그걸로 충분하죠!